네이버 직원 자살, 우리 회사에도 사이코가 있을까, 기업정신병 SOB [정신역동 마음챙김 리더십]

최근 직장상사로 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40대 네이버 직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네이버 직원 A 씨는 분당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A 씨가 남긴 메모에는 '직장 내 갑질 등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해자로 추청되는 사람은 회사의 중요 임원이었습니다. 혹시 이 사람은 사이코패스였을까요?  [정신역동 마음챙김 리더십]이라는 책에는 기업정신병 SOB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하니 아래 내용에 주목해주세요!

여러분 회사에 사이코패스가 있다면

호감을 주는 외형에 말재주도 있고 만나는 사람마다 혹하게 하는 매력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도 유창하게 말하기 때문에 사회성이 뛰어나고 자신감이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상사들에겐 듣고 싶은 말을 해주고 자신의 이미지에도 신경을 쓰는 사람이라 능력 있고 빠르게 출세할 사람이라고 다들 인식하죠.

이러한 겉모습과 달리 그런 사람을 유심히 바라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는 거짓말이 들통나도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화제를 바꿔 말을 돌리곤 합니다. 이마저도 '사회적 능력'이라고 보는 이들도 더러 있습니다.

주변을 잘 돌아보면 이런 류의 사람을 찾을 수 있는데요. 번지르르한 외양에 비해 실제 오랫동안 일해 본 사람은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그런 사람입니다. 실제로는 남을 조종하는데 익숙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일을 조금도 하지 않는 유형이죠.

이런 사람은 자본주의에 최적화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느끼는 미안함보다는 자신이 1등이 되는 데만 관심을 둘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양심, 수치심, 죄책감 등의 감정이 결핍되어있어 출세라는 목표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인 것이죠. 이런 사람을 어떻게 분류하고 부르면 좋을까요.

▷ 기업정신병 SOB가 뭘까

사이코패스라고 부르기엔 좀 과하지만 내용상으론 그렇게 보이는 사람입니다.

즉 사이코패스의 아류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SOB(Seductive Operational Bully, 기업정신병) 라고 부르는데요.

맨프레드 교수의 도서 [정신역동 마음챙김 리더십]을 보면 SOB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정신병 전문가 로버트 헤어는 인구의 1%가 사이코패스 범주에 속하는데 이중 상당수가 기업 임원에서 발견된다고 했습니다.

SOB는 '중증' 사이코패스와 달리 정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겉으로 티가 나지 않는데요.

정서적 협박, 부정직하지만 설득력 있는 언어, 주변 사람들의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능력, 당면한 문제를 피하는 능력, 사실 왜곡과 거짓말 등이 그들의 무기라고 합니다.

SOB에게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이를 알아차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고위직들은 조직 내에 SOB가 있다는 사실을 더 알기 어렵죠. 저자는 일단 SOB라는 걸 알아차리는 게 시작이라고 했는데요.

아래 질문들에 긍정하는 답이 높을수록 SOB라고 합니다. 질문을 살펴보겠습니다.

• 그는 말주변이 너무 좋거나 너무 매력적으로 보이는가?
• 그는 떠벌리는 편인가?
• 그는 지속적으로 자극을 필요로 하는가?
• 그는 사소한 일에도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가?
• 그는 교활하며 남을 조종하는가?
• 그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가?
• 그는 생활방식이 기생충과 같은가?
• 그는 행동 조절이 잘 되지 않는가?
• 그는 다른 사람들을 표적과 기회로 여기는가?
• 그는 극도로 무책임하게 행동할 수 있는가?
• 그는 충동적인가?
• 그는 자신의 실수를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데 능숙한가?
• 그는 특권의식이 강한가?
• 그는 권력을 이용, 남용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알려진 요소들이 흉악범죄가 아니라 회사생활로 변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이런 SOB임원은 그의 경영스타일, 업무스타일이라며 사내에서 존중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 능력주의와 불평등

이런 문제는 능력주의와 맞닿는 지점이 있습니다. 홍세화 등이 쓴 '능력주의와 불평등'을 보면 능력주의엔 두 가지 모순이 있는데요. 첫째,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주의는 체제 정당화 논리로 작동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 능력주의는 제대로 실행된 적이 없습니다. 능력에 비례해 보상을 한다고 알려졌을 뿐 실제 비능력적인 요인이 보상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연봉이 높은 사람은 능력이 많을까요. 그 능력이 많다는 기준은 누가 정했을까요.

둘째, 능력에 따른 차등적 보상 원리는 현존하는 사회·경제적 격차를 마치 '정당한 불평등'처럼 보이게 합니다. 분명 자본주의 사회에도 계급이 있고 그 계급은 순수하게 개인의 노력으로 뛰어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여전히 계급이 세습되고 있고, 능력주의의 핵심 중 하나인 학벌은 경제수준과 큰 연관이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능력주의가 자본주의와 결합해 능력이 부족한 사람(자본이 적은 이들)을 혐오하고 차별하면서 이를 정당화한다는데 있습니다. 이제 능력주의는 모두가 당연하게 믿는 자본주의와 매우 밀착해있습니다. 경쟁에서 밀리면 피해를 당해도 된다는 논리를 사회가 묵인하고 있는 것이죠. 특히 기업 내에서는 이를 더 쉽게 용인합니다.

SOB들은 상사들에게 원하는 대답을 잘 해준다는 이유 등으로 그들의 위선적이고 부당한 모습조차 인정받습니다. 그럴수록 오히려 SOB의 희생양인 직원들은 이에 저항하지 못하고 마는데요. 그러다 심신이 피폐해지면 퇴사를 하게 됩니다.

이런 SOB 임원을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바로 아래 내용을 확인하세요.

▷ SOB임원들 대처 방법은?

'정신역동 마음챙김 리더십' 저자는 SOB임원들 대처 방법도 소개했습니다. 책에는 서류상으론 멀쩡하지만 실제 특정 부하직원에게만 짜증을 내는 임원에 대한 일화가 나옵니다. 그는 마감 시한이나 우선순위를 수시로 변경했는데요. 부하직원으로선 예측이 어려운 불쾌한 상사였으며, 성과는 그 상사가 가로챘습니다. 부하직원은 대화를 하려 노력했고 문제를 말했지만 오히려 사내에서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그 임원은 사내 고위인사들과 잘 지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부하직원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책에서는 이를 어떻게 느꼈는지 일지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사건마다 장소, 시간, 관련자, 정확한 발언 등을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이것은 나중에 공식 절차를 밟을 때 유용한 증거자료가 됩니다. 동료들이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고 하면 그들에게도 기록하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문제제기를 하기로 한 순간이 오면, 이는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기업 전체를 위한 일이라는 점을 확실히하고 피해자가 많다는 점도 강조해야 하니까요.

SOB가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예방하려면 면접에서 이를 걸러내야 합니다. SOB는 면접관들이 원하는 대답을 하는데 능숙하기 때문에 대답들 사이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점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질문에 정직하게 답할 수 없을 때 거짓말을 하거나 에둘러 답을 하기도 합니다. 고위급 면접관에는 아첨하지만 하위 직급자들에게는 거들먹거리는 지원자를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역시 사이코패스 성향의 특징입니다.

온라인상에는 조직 내에서 힘들게 하는 구성원에 대한 고민 상담글이 넘쳐납니다. 네이버 직원의 자살 이전에도 이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어 왔습니다. 아마 우리를 힘들게 했던 그 사람도 SOB였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이런 사람을 만났다고 여겨진다면 대처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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